Investing/내집마련

주택을 사기로 마음먹은 계기

corycory 2022. 4. 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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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집을 사야겠다 생각한 시기

처음으로 집을 사야겠다 생각한 것은 2020년 6월이었다. 임대차법 시행을 하겠다 공표가 된 시점이었다. 당시 전세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고, 나 역시 동의했다. 사실 이 이전까지는 전월세 시장이 크게 요동치진 않아서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당시 예상했던 것은, 임대차3법 발의, 그 중에서도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으로 2+2가 되면 전세가가 뛸 것이라는 생각이었따. 전세가가 뛰면 전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월세로 갈 것이고, 월세가도 덩달아 뛸 것으로 보였다. 동시에 전세가가 뛰면서 매매가와 갭 차이가 줄여서 매매가도 밀어 올라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세가가 뛰면서 전세수요자가 다시 전세를 살 바에얀 매매를 하겠다며 매매수요자로 전환되면서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힘이 더 강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따.

 

엄빠에게 전화를 걸어 나 이제 큰일난 것 같다고, 빨리 집 구해야 할 것 같다 이야기를 했는데, 집값이 떨어질지도 모르니 기다려보자는 태평한 소리를 했다. 안되겠다, 내 살길은 내가 찾아야한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매물을 알아보았고, 매일 밤 뜬눈으로 밤을 새 가며 호갱노노와 네이버 부동산을 뒤져가며 광명의 어느 아파트를 점찍었다. 최대한 서울에 살고 싶었고, 그렇지 않다면 서울 바로 옆에 붙은 곳으로 가고 싶었다. 실제로 임장을 가보았는데, 동네가 조용하고 아늑해서 맘에 들었다. 당시 매매가가 2.9억이었는데, 보금자리론을 껴도 내가 천만원 정도 모자랐다. 엄빠에게 빌려볼까 생각했는데 두 사람 다 하락을 걱정해서 빌려줄 것 같지 않았다. 2022년 4월 초인 현재 그집은 5억이 넘었다. (내가 집을 사기 이전까지, 한동안 이 집 이야기만 나오면 엄빠는 죄인모드가 되었다.)

 

2020년 6월 보았던 광명 아파트의 실거래가 흐름

 

두 번째 포기

그렇게 6월이 지나고 임대차3법이 시행되자 전세가들이 다달이 뛰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조금해졌다. 울며불며 엄빠한테 그때 왜 말렸냐며 짜증내기도 했다(^^;). 실거주가 아니라 갭이라도 사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2020년 연말에 구로, 관악쪽 주택들을 다 둘러보았다. 매물들이 하나같이 조금 애매했다. 어마어마하게 집이 낡아빠졌거나, 아니면 돈이 조금 아슬아슬하기도 했다. 뭐 이런 컨디션의 집이 n억이나 한다고?!?! 싶은 집들도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갭보다는 당장 실거주를 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주택 구매를 포기했다. 부동산 중개사님은 엄빠가 말려도 본인 돈으로 집 사는 것이니 본인이 사고 싶으면 결정을 하라고 했다. 지나고 보니 이 말이 정말 맞는 말이었다.

 

다시 집을 알아보다

연말에 갭투자로 집을 사기를 포기했고, 실거주가 가능한 집들을 알아보다보니 서울에는 5억 미만 아파트들이 씨가 말랐다. 물론, 잘 찾아보면 있기는 했지만, 실거주할 것이라 너무 심각하게 노후되거나 교통이 너무 불편한 곳은 가고 싶지 않았다. 경기도로 탐색 범위를 넓혔다. 초반에는 3호선 구파발역을 지나 원당쪽을 알아보았고, 8호선 수진~산성역 쪽을 알아보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결정한 곳은 수인분당선을 타고 한참 내려온 용인이 되었지만. 너무 멀리 내려온 것 아닌가 싶을수도 있지만, 집 바로 앞이 지하철 역이라 강남쪽 진입이 쉽고, 서울로 오가는 빨간버스 정거장도 있어 서울 진입은 좋은 곳이다. 내 직장이 강남서초쪽이기 때문에, 그리고 만약에 판교쪽으로 이직을 하게 되면 살기가 편해지겠다는 생각이었다. (막상 올해 이직을 할때 강남직장과 판교직장 두 군데 다 붙었는데, 나는 또 판교가 아닌 강남을 선택해버렸다...판교까지는 지하철로 15~20분이면 가더라...) 만약 직장이 을지로나 광화문 쪽이었다면, 아마도 원당쪽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용인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2021년 2월말쯤에 지인이 용인도 함 보라며 툭 던져주었고, 그 매물을 들여다보니 가격이 괜찮은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조건은 대부분 만족했다(세대수가 적은 것만 빼고).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보다는, 실거주하거나 전세를 주기는 딱인 곳이다. 싱글이나 신혼부부들이 출퇴근하며 살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3월 중순에 그 지인과 함께 임장을 갔다. 그리고 바로 계약을 결심했다. 지금 생각하면 투자가치도 좀더 따져보고 미국주식에 넣은 돈도 다 꺼내다 더 좋은 입지로 갈걸 좀 성급하지 않았나 살짝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다행히 좋은 중개사님을 만나서 계약도 잘 진행되었고, 그 동안 미국주식도 많이 올라 현재 생활에 너무 만족하고 지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더 이상 부동산 시장의 등락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는게 너무 좋아, 잘 한 선택인거라 생각한다. 뭐가 됐든, 엄빠의 지원 없이도 내가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었고, 딱히 더 좋은 선택지가 없었던 것도 한 몫하긴 했지만. 

 

마침글

주식에서도 가치주나 배당주를 선호하는 사람들과 성장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갈리는 것처럼, 부동산 투자도 사람마다 원하는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투자 방식이 달라지는 것 같다. 약간 생각의 흐름대로 내가 이런식으로 생각했고 이런 흐름으로 집을 사게 되었다고 주저리주저리 일기처럼 써놓긴 했는데, 그냥 이 사람은 이렇게 집을 샀구나, 정도로만 읽어주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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